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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5 2박 3일간 극기 여행 [7월 30일 소백산]


설악산을 내려와 동해를 거쳐 정선과 영월을 통과해 제천으로 넘어와 단양 천동지구에 도착하니 오후 10시 30분이 되더군요.
배도고프고 힘도없고 졸립고.....지나가다 발견한 금쪽같은 편의점에서 맥주 안주로 삼을 소세지를 사서 소백산으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앞에 있는 조그마한 펜션이라 하기엔 쑥쓰러운 곳을 숙소로 잡고 맥주를 마시고 씻자마자 바로 뻗어버렸습니다.
저질체력이라.....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8시 30분이네요. 조금 더 일찍 출발하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했는지 눈이 잘 안떠지더군요.
어쨌던 일어났으니 간단하게 씻고 짐을 정리해서 숙소를 나와 장비를 챙겨 오전 9시 20분 소백산 입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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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동 지구에서 500m를 걸어 소백산 북부 사무소에서 지도를 얻어 출발한 시간이 오전 9시 30분입니다.
제가 다녀온 코스는 위 지도에 붉은 줄로 그어진 코스로 천동 매표소를 지나 비로봉까지 올랐다 다시 내려오는 코스로
왕복 13.6Km, 시간은 5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였습니다.

설악산 코스에 비해 거리는 비슷하지만 시간은 짧은 것을 보니 코스가 무난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오르기를 30분.....다리에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더위. ㅜㅡ 그나마 나무가 우거진 길이라
직사광선도 피하고 옆에서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덕분에 미칠 듯이 덮지는 않았지만 다리 통증으로 '그냥 내려갈까?'라고
생각하길 수 백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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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정도 오르다 쉬고, 오르다 쉬고 반복하니 어느새 천동 쉼터까지 도착했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아 배가 고파 쉼터에 잠시 앉아 초코바도 먹고 물도 마시고 그늘에 앉아 10분 정도 쉬니 통증도 사라지고
힘도 조금 나서 다시 오르는데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먹을 것을 건네주셨습니다. 그러더니 하시는 말씀이
"너무 힘들어 보여요.".....네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그 아주머니와 인연이 닿아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오르니 
힘이 조금 덜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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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50m. 잘 다듬어진 길이 끝나고 돌과 흙이 뒤섞인 길이 나타났습니다.
젖어있는 돌과 진흙때문에 속도가 늦춰졌지만 아주머니와 대화를 하면서 오르니 힘은 전혀 들지 않더군요.
그렇게 대화를 하면서 1시간정도 더 오르니 고목이 보였고 정상도 얼마 남지 않은 듯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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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300m. 뒤를 돌아보고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설악산과는 또 다른 맛이 있더군요.
멋진 바위는 없지만 끝없이 보이는 산이 너무나 멋졌습니다. 겨울에 오면 더 멋지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좁은 길을 오르고 연화봉, 비로봉, 천동 지구 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로 들어서니 저 멀리 정상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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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나무들이 없어 목장같은 느낌의 넓은 지대가 소백산만의 멋인 것 같더군요. 멀리 보이는 붉은 지붕의 대피소도 외국에
온 것 같은 착각도 일으켜주었구요. 삼거리를 지나 30분을 더 오르니 마침내 비로봉 정상석입니다.
이 때 시간이 오후 1시 10분. 출발한지 3시간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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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여러번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물론 올라오다 만난 아주머님 덕분이지만) 오른 것이 정말 스스로도
자랑스럽고 *^^*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얼마나 좋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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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도 발 밑에서 몰려오더니 어느새 주변을 덮어버리더군요. 날이 더워 등산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구름때문에 순식간에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5m앞도 안보였어요. ㄷㄷㄷ 그래도 올랐으니 준비해온 먹을거리를 해치우고 10분정도 쉬고는
다시 왔던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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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도 아주머니와 함께 내려왔는데 대화를 나누면서 내려오니 피로감도 줄고 좋더군요.
그렇게 내려오길 2시간 30분.....소백산 북부 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계곡물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국립공원이라
함부로 들어갔다간 엄청난 벌금때문에 그냥 찌든 몸으로 주차장까지 내려왔습니다. 너무나 깨끗한 곳이어서 제 몸으로
더럽히고 싶지도 않았구요. (정말입니다.)

아주머니와 작별 인사를 하고 차가 있는 곳으로 가기 전 수돗가에서 간단히 씻고 앉았는데 그 때 기분이 정말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비록 지리산은 아니었지만 설악산과 소백산을 정복(?)했다는 것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이
여행을 잘 왔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혼자떠나는 여행도 다닐만하고 재미있다라는 생각도 함께요. ^^

오후 4시 30분. 천동 지구를 떠나 집으로 향하려 했는데 갑자기 객기가 또 발동해 충북에 있는 큰 도시들이 보고싶어 원래
가야하는 제천IC와는 다른 방향인 제천 시내로 들어섰습니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들어왔지만 사람 구경과
도시 구경만하고 적당한 밥집은 찾지 못하고 다시 충주로 넘어갔습니다.

충주도 마찬가지로 사람과 도시 구경만하고 다시 음성, 증평을 지나 청주까지 오게되었습니다.
그런데 뜻 밖에도 청주는 엄청나게 크더군요. 대학가로 들어가 밥을 먹으려 했지만 혼자 먹기엔 왠지 불쌍할 것 같은 느낌때문에
대학로를 벗어나  청주역, 청주 버스 터미널까지 이동했지만 역시나.....ㅜㅡ 아무런 정보없이 특산음식을 찾으려 했던 것이
화근이었나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SIGMA | SIGMA DP2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5sec | F/2.8 | +0.30 EV | 24.2mm | ISO-100 | Flash did not fire | 2009:08:05 16:31:53


저녁 8시까지도 찾지 못해 청주IC로 들어가 경부를 타고 천안 휴게소까지 올라가 간신히 저녁을 먹었습니다.
혼자인 것도 있고 배도 너무고파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경부 고속도로로 신나게 달려 신갈에서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
그 때가 되서야 2박 3일간 힘들었지만 뜻 깊었던 극기 여행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얼마나 피곤했던지 씻고 눕자마자 술 취한 사람처럼 늘어지더군요. 잠깐 눈을 감았는데 일어나니 이미 아침 11시 ㅡㅡ;;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혼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힘들고 괴로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다보면 꿀 맛 같은
성취감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운 좋은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 11월 단풍이 모두 지고나면 다시 한번 극기 여행을
떠날 생각입니다. 이번엔 지리산이 되겠지요. 아마도 지리산에서는 펜션이나 민박이 아닌 대피소나 텐트가 될 것 같습니다.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ㅎㅎ 그럼 다음 목적지인 지리산을 기약하며.....





Posted by 버번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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